텍사스에10년정도 거주하면서 도넛가게를 운영하는 순이엄마는 2년전까지 한번도 세금보고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신분이 없기때문에 여태껏 언니이름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세금보고도 전부 언니이름으로만 해왔기때문입니다. 그런데 3년전에
제 칼럼을 통해 신분이 없는 학생도 텍사스 주립대학에 진학할 경우 부모님의 세금보고서가 있으면, 학자금 신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떻게 하면 본인이름으로 세금보고를 할 수 있는지 상담해 왔습니다.
순이엄마처럼 합법적인 비자가 없으면, 운전면허부터 시작해서 이런 저런 제약때문에 매사에 위축되고 걱정이 많으신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미국에 거주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생활비를 벌어서 써야할 처지라면, 일을 해서 세금보고를 하시게 세법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뿐더러, 소득이 있는데 세금보고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세법을 위반하는 게 됩니다.
순이엄마처럼 소셜번호가 없는 사람들이 세금보고를시작하기위한 첫번째 단계는 텍스아이디를 신청하는 일입니다. 텍스아이디(Individual
Taxpayer Identification Number)란 미 국세청 (IRS)에서
지정해주는 세금보고용 고유번호인데, 해마다 세금보고시 W-7이라는 양식을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때 신청자의 이름, 생년월일등을 확인하기위해서,
반드시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여권 사본을 영사관에서 발급받아 텍스아이디 신청서와 함께 보내야 합니다.
IRS에 접수된 텍스아이디 신청서류가 잘 처리되면, 텍스아이디가 지정되어 세금보고자에게 우편으로
통보되고, 그해부터 이 번호로 세금보고가 프로세스 됩니다. 다음해부터는
지정된 텍스아이디를 이용해서 계속 세금보고를 할 수 있습니다.
텍스아이디는 개인 소득이 있는 불법체류자
뿐 아니라 자녀들도 신청할 수 있고, 소셜이 있는 합법적인 신분이라도 자녀가 소셜이 없는 경우에 부양가족으로
올리기 위해서 신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순이엄마의 경우 비자는 만료되었어도 대한민국 여권이 살아있었기때문에, 한국 영사관에서
발급한 여권카피를 첨부해서 텍스아이디를 신청할 수 있었는데, 첫해 세금보고의 소득은 현금소득을 자영업자로
자진신고하면서 자영업세를 납부하였고, 두번째 해부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순이엄마이름으로 법인을 설립하여,
그 법인이 도넛가게를 운영하면서 비즈니스 세금보고와 개인세금보고를 온전히 순이엄마의 이름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처리된 세금보고서를 통해, UT AUSTIN에 다니는 순이도 해마다 순조롭게 학자금 신청을 하고 있습니다.
순이 엄마가 저희 사무실에 처음 오셨을때 신분문제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가슴을 친다고 하셨는데, 아직까지 신분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비즈니스도 더 자신감있게 하시고 미국생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면서, 비슷한 처지에 계시는 다른분들께 참조가 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글을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