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세금환급을 기대하는 흥부가 드디어 모든 서류를 구비하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평소의 흥부답지
않게, 걱정된 얼굴로 $12,000불짜리 W2-G라는 갬블링소득 명세서를 내놓았습니다. 10년만에 한국에서 찾아온 친구와 카지노에 갔다가,
외국인인 친구대신에 자신의 소셜번호를 빌려준 댓가로 받게된 소득명세서 였습니다. 흥부네는 일년에 4만불정도의
소득이라서, 세금보고 철마다 3명의 어린자녀 덕분에 적지않은 환급을
받아왔고, UT 다니는 큰딸아이의 학자금 보조도 많이 받아왔는데, 갑자기
생긴 만이천불의 도박소득이 세금보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요즘 몇년사이에 갬블링소득명세를 갖고 오시는 손님들이 부쩍 늘고있는 추세인데, 갬블링 소득이 세금보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부네 케이스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조정후 소득(Adjusted Gross Income)
2015년 흥부네가 벌어들인 소득은 급여소득, 부인의 바느질가게 수입, 도넛가게수입을 합해서 $45,000불입니다. 여기에 친구의
갬블링소득 $12,000불을 합하면, 개인세금보고서
page 1의 37번 조정후소득(Adjusted Gross
Income)은 총 $57,000불이 됩니다. 참고로 이 37번 AGI, 조정후 소득은 자녀의 학자금보고나
오바마케어 보험 가입시에 기준이 되는 중요한 숫자입니다.
과세소득 (Taxable Income)과 세금
갬블링을 하는 분들이 흔히 “나는 딴돈보다 잃은 돈이 더 많으니, 소득도 없고 세금을
더 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십니다. 갬블링에서 잃은 돈이 더 많을경우, page
2 항목별공제에서 최대 갬블링 소득만큼 공제를 받아서, 과세소득도 올리지 않고 추가
세금부담도 없을 수 있어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갬블링 손해는 꼭 항목별공제에서 만 이루어지는데, 미국 세법에서는 해마다 기본공제 금액을 정해주고,
항목별 공제와 기본공제를 저울질해서 더 많은 쪽을 택하도록 합니다. 따라서 기본공제액이
항목별공제보다 더 크면 당연히 기본공제를 택하게 되고, 갬블링 손해를 공제할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상실될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항목별 공제에 들어가는 항목에는 의료비 일부, 모기지 이자나 재산세 낸 것, 헌금이나 기부금 등이 포함됩니다.
흥부의 경우 다행히도 집을 소유하고 있어서, 모기지이자, 재산세 납부액이 있었고,
카지노에서 잃은 돈을 합하면 기본공제액 $12,600불보다 훨씬 많았기때문에 항목별공제를
택할 수 있었고, 올해 흥부의 과세소득과 세금에는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다른 영향들
작년초에 오바마 건강보험을 가입하면서 2015년 예상소득을 $43,000불로 했었는데,
실제 세금보고서상의 소득이 $57,000불로 늘어나면서, 건강보험료로 지난해 보조받았던 돈의 일부를 다시 토해내야 했고 환급액도 그만큼 줄어들었습니다.
또 큰딸 하나의 학자금 신청시에도 늘어난 page 1 소득으로 인해서
무상으로 지원받는 그랜트가 적지않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어, 세금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이래저래 손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흥부처럼 page 1의 소득(AGI)이 중요한 오바마 건강보험가입자나
대학생 자녀가 있는 분들은 가능한 카지노에 발길을 끊는 것이 현명할 것 같습니다.